잇터 설립 준비는 지금 어디쯤인지, 그리고 한 가지 부탁
부탁부터 드립니다.
새로운 노동조합 설립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시면, 이 글을 동료 코워커 한 분에게라도 전해 주세요. 지금 일하는 매장이든, 인연 있는 다른 매장이든 좋습니다. 설립에 함께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금 잇터에 가장 필요한 건 이 소식을 아는 사람이 한 명 더 느는 일입니다.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은 한 사람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단체’여야 하니 혼자서는 만들 수 없고, 적어도 두 사람이 필요합니다. 지금 잇터 설립을 준비하는 사람은 저 한 명입니다.
설립에 함께하는 분, 특히 발기인은 회사에 이름이 알려지는 걸 피하기 어렵습니다. 그 부담이 얼마나 큰지 압니다. 망설이는 데는 그만한 사정이 있으니 재촉하지 않고 기다립니다. 누군가 나타나면 설립하고, 끝내 아무도 없으면 이번 준비는 거기서 멈춥니다. 어느 쪽이든 억지로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지금의 진짜 문제는, 소식이 닿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설립 준비를 아는 동료는 많아야 이삼십 명쯤으로 짐작합니다. 대부분 고양점에 계시고, 다른 매장까지 닿았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알릴 방법도 마땅치 않습니다.
- 회사: 새 노동조합이 반가울 리 없으니, 알리는 과정에서 문제 삼을 거리가 생기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조심스럽습니다.
- 노동조합 게시판: 매장마다 있는 게시판은 기존 노동조합이 쓰는 공간입니다. 다른 단체 안내문을 붙여도 될지는 그 노동조합이 내부 논의로 정할 일이라, 결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직접 만나기: 남는 방법은 한 분씩 만나는 것인데,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시간이 없으면 멈추고, 자원이 없어도 멈춥니다
저도 여러분과 똑같이 출근해 일하고, 남는 시간을 쪼개 준비합니다. 시간이 없거나 자원이 없으면 준비는 멈춥니다. 그래서 알리는 일만큼은 여러분의 손을 조금 빌리고 싶습니다.
이 소식이 퍼져서 노동조합 자체에 관심 갖는 분이 늘고, 지금 있는 지부에 가입하는 분이 늘어도 반가운 일입니다. 지난번에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알려 주실 때 이것만은 지켜 주세요
전해 주시는 분이 불이익을 받지 않는 게 먼저입니다.
- 근무 중이 아니라 쉬는 시간이나 퇴근 뒤에 전해 주세요.
- 회사 메신저·메일·업무용 휴대전화가 아니라 개인 연락처로 보내 주세요.
- 상대가 관심 없어 하면 거기서 멈춰 주세요.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 사내 와이파이에서는 홈페이지가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개인 데이터로 열어 주세요.
노동조합을 만들려 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건 법이 금지하고, 이 보호는 설립 전에도 적용됩니다(노동조합법 제81조). 다만 구제는 불이익을 받은 뒤에 다퉈서 얻는 것이라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무리하지 않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지금 있는 노동조합과 무엇이 다르냐고 물으십니다
왜 새 노동조합이냐는 질문도 받습니다. 말보다 앞으로 하는 모습으로 보여 드리는 게 맞겠지만, 이 정도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타고나길 조용한 사람입니다. 웬만한 일은 대화로, 시끄럽지 않게 풀고 싶습니다. 다만 회사가 대화를 외면하거나 거절하면, 걸어온 싸움은 피하지 않겠습니다. ‘지는 싸움’도 해야 할 때는 끝까지 하겠습니다. 그래야 회사가 ‘여기서는 이래도 된다’며 해 온 일들을 조금이라도 되돌릴 수 있다고 믿습니다. 잇터는 이런 자세로 이케아의 근로조건을 바꿔 가려 합니다.
준비하는 동안에는 돈 문제부터 봅니다
이유는 시간입니다. 임금을 받을 권리는 3년 동안 행사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근로기준법 제49조, ‘소멸시효’). 임금은 달마다 받으니 시효도 달마다 따로 흐릅니다. 한 달 늦어질 때마다 3년 전 그달 몫이 하나씩 사라지는 셈입니다.
잇터는 이케아가 우리에게 줬어야 하는데 주지 않은 돈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맞는지는 ‘지금의 잇’에서 근거와 함께 보여 드리겠습니다. 대화로 깔끔하게 끝나리라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소송까지 갈 수 있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노동조합이 필요한 현실적인 이유
필요하면 저는 노동조합이 생기든 아니든 소송을 하겠습니다. 그런데 혼자 소송하면 이겨도 판결은 제 몫에만 미칩니다. 판결은 소송한 사람에게만 효력이 있고, 제 소송이 여러분의 시효를 멈추지도 않습니다. 제 소송이 몇 년 걸리는 동안 여러분 몫은 달마다 사라질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이 뒤에 있으면 달라집니다.
- 같은 문제를 겪는 동료들에게 시효가 끝나기 전에 알리고, 함께 청구하도록 모을 수 있습니다.
- 소송은 한 사람이 앞장서도, 그 결과를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하라고 조직의 이름으로 회사에 요구할 수 있습니다.
소송은 혼자 하더라도 모두가 구제받을 길이 더 쉽게 열린다는 말은 이런 뜻입니다.
‘지금의 잇’에 두 가지를 올립니다
먼저 유급휴일과 시급 계산, 두 가지를 차례로 올립니다. 둘 다 근로시간에 비례해 계산하는 문제라 단시간근로자 분들과 바로 연결됩니다. 주 5일·40시간 통상근로자 분들과 관련된 문제도 차차 올리겠습니다.
들러서 일리가 있는지 각자 판단해 주세요. 동의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틀린 곳을 알려 주시는 것도 큰 도움입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셨다면, 이 소식을 아는 사람이 방금 한 명 늘었습니다. 다음 한 명은 여러분이 정해 주세요.
궁금한 점은 itter.ikea@gmail.com 으로 보내 주세요. 물어보셨다는 사실은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습니다.
— 잇터 설립을 준비하는 코워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