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점 풀필먼트팀 동료들에게

잇터 이야기를 가장 먼저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다른 분들과 똑같은 날 똑같은 방식으로 알려 드리게 됐습니다. 매일 같은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사이인데 그렇게 됐습니다.

이 팀에만 감춘 것은 아닙니다. 다만 매일 얼굴을 보는 사이라 더 마음에 걸려서 이 글을 따로 씁니다.

잇터는 지금 노동조합 설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를 열었고, 잇슈로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설립에 함께하실 분들의 신청은 10월 19일부터 받습니다. 아직 설립 전이고, 갈 길이 남았습니다.

어느 회사든, 아무리 노동조합에 우호적인 곳이라 해도, 새 노동조합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마냥 반기기는 어렵습니다. 준비 단계에서 소식이 먼저 퍼지면 설립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소식을 미리, 널리 알리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고, 가장 가까운 분들께도 말씀드리지 못한 채 여기까지 왔습니다. 조심스러워서였지, 믿지 못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서운하셨다면 그게 당연합니다. ‘왜 나한테는 말 안 했지’ 하는 마음이 드셨다면 그 마음이 맞습니다. 함께 일하며 쌓아온 신뢰를 생각하면 저도 마음 한쪽이 무겁습니다. 이해해 달라고 먼저 말씀드리는 건 염치없는 것 같아서, 사정만 있는 그대로 적었습니다.

그동안 이 팀에서 있었던 일들이 여기까지 오는 바탕이 됐습니다. 근무 스케줄 편성주기 단축을 두고 ‘왜 이렇게 바뀌는 거지?’ 하고 서로 물어본 일, 연차 쓰기가 왜 이렇게 눈치 보이는지 서로 이야기한 일, 바쁜 날 아무 말 없이 서로 일을 메워준 일. 그런 것들이 ‘이건 나만 이상하게 느끼는 게 아니구나’를 알려줬습니다. 잇터가 무엇부터 다뤄야 하는지도 거기서 나왔습니다. 대단한 결심을 해주셔서가 아니라, 평소 하시던 대로 하셨을 뿐인데 그게 그랬습니다.

이제부터는 알릴 수 있는 것은 알리겠습니다. 소식은 잇-터놓고에, 사안이 어디까지 갔는지는 지금의 잇에 적어 두겠습니다. 여전히 때가 되기 전에는 말씀드리기 어려운 일도 생길 겁니다. 그럴 때는 ‘지금은 말하기 어렵다’고, 그렇게라도 말씀드리겠습니다. 모르는 채로 두지는 않겠습니다.

함께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려고 쓴 글은 아닙니다. 그냥 먼저 말씀드리지 못한 것이 계속 마음에 남아서 적었습니다. 궁금한 게 있으시면 편하게 물어봐 주세요.

박준석 · 고양점 풀필먼트팀